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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제니할매의 이야기 '간병인(돌보미)은 슈퍼맨이 아니다' 간병인(돌보미)은 슈퍼맨이 아니다"제니 할매, 제가 조금만 더 참으면 되겠죠?"방문간호를 다니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그 말을 하는 사람은 환자가 아닙니다.바로 가족입니다.치매에 걸린 남편을 돌보는 아내, 뇌졸중으로 쓰러진 부모를 모시는 자녀, 암 투병 중인 배우자를 밤낮없이 지키는 남편.환자보다 먼저 지쳐가는 사람은 의외로 간병인입니다.하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말합니다."제가 해야죠.""다른 사람이 없어요.""내 가족인데 어떻게 남에게 맡겨요."그렇게 하루, 한 달, 1년이 지나갑니다.그러다 어느 날 간병인이 먼저 응급실에 실려 옵니다.쓰러지는 사람은 환자만이 아니다간호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환자를 살리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간병인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입니다.간병은 24시.. 2026. 7. 29.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약이 밥보다 많아요' 약이 밥보다 많아요"제니 할매, 밥은 한 공기인데 약은 두 공기예요."어느 날 방문간호를 갔더니 80대 할머니가 식탁 위를 가리키며 웃으셨습니다.아침 약.점심 약.저녁 약.자기 전 약.약통을 펼쳐 놓으니 알록달록한 알약들이 마치 사탕처럼 줄지어 있었습니다."이게 다 드시는 거예요?""응. 의사 선생님이 준 거니까 먹어야지."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혈압약은 두 종류.당뇨약도 여러 가지.관절약.위장약.변비약.수면제.비타민.건강식품까지.약이 밥보다 많았습니다.4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본 풍경 중 하나가 바로 '약 봉투 컬렉션'입니다.병원에 갈 때마다 약이 하나씩 늘어납니다.무릎이 아프면 진통제.속이 쓰리면 위장약.잠이 안 오면 수면제.약 때문에 변비가 생기면 변비약.변비.. 2026. 7. 28.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나이 먹어도 연애는 한다' '나이 먹어도 연애는 한다'"제니 할매, 이 나이에 무슨 연애예요."방문간호를 하다 보면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그런데 참 이상하지요.입으로는 "연애는 무슨..."이라고 하면서도, 옆집 할머니가 지나가면 슬쩍 머리를 만지고, 복지관 가는 날이면 새 셔츠를 꺼내 입습니다.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속으로 웃습니다.연애는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먹는 것입니다.사랑도 유통기한이 없습니다90세 할아버지가 제게 진지하게 물었습니다."간호사 양반... 머리 염색하면 너무 티 나겠소?""왜요?""이번 주 금요일에 점심 약속이 있거든."알고 보니 같은 교회 권사님과 식사를 하신다는 겁니다."첫 만남이라 좀 젊어 보이고 싶어서."그 말을 듣고 저는 웃음을 참느라 혼났습니다.90세도 첫 데.. 2026. 7. 28.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치매는 도둑처럼 온다' 치매는 도둑처럼 온다"간호사 선생님… 혹시 제 지갑 못 보셨어요?"가정방문을 갔을 때였습니다.할아버지는 집 안을 몇 번째 뒤지고 계셨습니다."아침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누가 가져간 것 같아요."저는 웃으며 말씀드렸습니다."혹시 냉장고 한번 열어보실까요?"할아버지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그리고는 멍하니 서 계셨습니다.지갑이 김치통 옆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내가 왜 여기에 넣었지?"그날 할아버지는 한참을 웃으셨지만, 제 마음은 조금 무거웠습니다.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치매는 큰 소리를 내며 오지 않습니다.사람들은 치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오랜 세월 간호사로 일하면서 제가 본 치매는 전혀 달랐습니다.치매는 도둑처럼 찾아옵니.. 2026. 7. 28.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잘 늙는 것도 실력입니다' 잘 늙는 것도 실력입니다"제니 할매, 늙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가요?"방문간호를 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저는 웃으며 대답합니다."그럼요. 잘 늙는 것도 실력입니다."젊을 때는 열심히 공부하고, 돈 버는 법을 배우고, 아이 키우는 법도 배웁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늙는 법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야 처음 겪는 일들 앞에서 당황합니다.누구나 늙지만 모두가 잘 늙는 것은 아닙니다간호사로 일하면서 참 많은 어르신을 만났습니다.같은 여든 살인데도 어떤 분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반면 어떤 분은 세상이 다 원망스럽습니다.건강 차이만은 아니었습니다.돈 때문만도 아니었습니다.결국 차이는 마음을 어떻게 관리했느냐였습니다.잘 늙는 사람들은 잃은 것보다 남아 있는 것.. 2026. 7. 28.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화장실이 가장 위험한 방' 화장실이 가장 위험한 방“제니 할매, 우리 집에서 제일 위험한 곳이 어디일까요?”많은 분들이 계단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분은 부엌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간호사로 일한 제 대답은 늘 같습니다."화장실입니다."처음 들으면 의아해합니다.“화장실이 왜요?”하지만 저는 수없이 많은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하며 그 이유를 똑똑히 보았습니다.가장 안전해 보이는 곳에서 가장 많이 다친다화장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이용하는 공간입니다.익숙한 장소라 긴장을 하지 않습니다.그러나 바닥은 젖어 있고, 공간은 좁고, 몸을 돌릴 일은 많습니다. 변기에 앉았다 일어나고, 샤워를 하고, 수건을 잡으려는 순간 균형을 잃기 쉽습니다.특히 밤중에 화장실을 갈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잠에서 막 깨어난 몸은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았고.. 2026.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