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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너무 열심히 살지 말자' 너무 열심히 살지 말자얼마 전 하늘나라로 떠난 한 환자가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 있습니다.그분은 미국으로 이민 와서 특별한 기술도, 든든한 배경도 없이 시작하셨습니다. 생계를 위해 유명한 식당에서 호스티스로 일하셨지요.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곳에서 그녀는 발바닥에 불이 나는 듯 뛰어다니며 손님을 맞이했습니다.처음에는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일이었지만, 그녀는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성실함 하나로 인정받았고, 결국 총괄 매니저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낸 삶이었습니다.그렇게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하지만 그 대가로 남은 것은 건강이 아니었습니다. 심한 당뇨, 그리고 신부전. 결국 투석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50대의 젊은 나이였지만 몸은 이.. 2026. 7. 28.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내가 암이래' 그 순간, 위로보다 중요한 한마디 '내가 암이래' 그 순간, 위로보다 중요한 한마디“제니 씨… 나 암이래.”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 중 하나입니다.병원에서, 방문간호 현장에서, 그리고 일상 속에서 가까운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그 순간 상대방의 얼굴은 이미 절반쯤 무너져 있습니다.의사는 진단을 했지만, 환자는 아직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입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당황합니다.‘무슨 말을 해야 하지?’괜히 “괜찮아질 거야.”라고 했다가 빈말처럼 들릴까 걱정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너무 차갑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그럴 때 저는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며 배운 한 가지를 기억합니다.사람은 위로의 말보다, 함께 있어 주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공감입니다암 진.. 2026. 7. 28.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자식은 울타리' 자식은 울타리간호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어르신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봤습니다.예전에는 부모와 자녀가 한집에서 살거나 같은 동네에 사는 일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거나 직장을 얻으면 다른 주로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부모는 캘리포니아에, 자녀는 텍사스나 뉴욕에 사는 일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음은 가까워도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습니다.그래서 방문간호를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아들이 바빠서 못 와.”“딸도 자기 아이 키우느라 정신이 없지.”처음에는 섭섭함이 담겨 있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면 결국 이렇게 말씀하십니다.“그래도 잘 살면 됐지.”가까운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예전부터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조금 모.. 2026. 7. 27.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늙어서 하는 소꿉놀이' 늙어서 하는 소꿉놀이“여보, 밥은 어떻게 하는 거였지?”평생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온 한 할아버지가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제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간호사 선생님, 계란프라이 하나도 자꾸 태워 먹어요.”웃으며 말씀하셨지만 그 미소 뒤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이 숨어 있었습니다.오랜 세월 동안 방문간호사로 수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저는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삶을 배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저는 그 시간을 ‘늙어서 하는 소꿉놀이’라고 부릅니다.아내가 먼저 떠난 집은 생각보다 조용합니다방문간호를 하다 보면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가정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특히 아내를 먼저 보낸 남편들은 예상보다 훨씬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냉장고에는 오래된 반찬.. 2026. 7. 27.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금목걸이 대신 QR Code 목걸이로' 금목걸이 대신 QR Code 목걸이로“제니 할매, 요즘은 금목걸이보다 QR 목걸이가 더 귀한 시대예요.”얼마 전 LA 한인타운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금목걸이를 나눠주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의료정보를 담을 수 있는 QR Code 의료정보 목걸이를 무료로 달아드리는 행사였습니다.처음에는 모두들 웃으셨습니다.“이게 금이야?”“이걸 차면 부자가 되나?”저도 웃으며 대답했습니다.“아니요. 이건 돈을 지켜주는 목걸이가 아니라, 내 건강을 알리는 목걸이입니다.”모두 함께 웃었지만, 제 마음 한편에는 수십 년 간 간호사로 일하며 경험한 수많은 응급상황이 떠올랐습니다.응급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환자가 의식을 잃었는데 아무도 그분의 건강 상태.. 2026. 7. 27.
간호사 제니할매 이야기 '당신이 바로 화타입니다' 당신이 바로 화타입니다“제니 할매, 어느 병원이 제일 잘해요?”“어느 의사가 명의인가요?”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처음에는 유명한 병원이나 실력 있는 의사를 소개해 드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 대답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선생님, 가장 중요한 의사는 바로 본인입니다.”많은 분들이 의외라는 표정을 짓습니다.명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방문간호를 하다 보면 병원 쇼핑을 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미국 동부에도 가보고, 한국에도 가보고, 유명한 대학병원도 가봤다고 말씀하십니다.그런데 정작 혈압이 얼마인지 모르는 분이 있습니다.당뇨병을 앓으면서 최근 혈당 수치를 모르는 분도 있습니다.매일 먹는 약 이름도 모르고,왜 먹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최고의 의사를 만나도.. 2026. 7. 26.